2016 올해의 사자성어는 군주민수! 역대 대통령별 사자성어는?

2016 병신년(丙申年)은 박근혜의 비선실세인 최순실의 국정농단 사태가 밝혀지면서 자괴감과 분노에 가득찬 국민들은 박근혜 즉각퇴진을 요구하며 거리에서 촛불을 밝혔다. 그렇게 모인 1천만 촛불은 분노의 횃불이 되어 박근혜 정권의 심장부를 강타했다. ‘국민을 이기는 권력은 없다’라는 진리를 일깨우며 시민들은 거리에서 평화롭게 민주주의를 실천했다. 교수들은 과연 이런 한 해를 어떤 사자성어로 집어냈을까.

올해의 사자성어 군주민수(君舟民水)

전국의 교수들이 뽑은 2016년 올해의 사자성어는 군주민수(君舟民水)다. 강물(백성)이 화가 나면 배(임금)를 뒤집을 수 있다는 뜻이다.

중앙대 육영수 교수(역사학)가 추천한 성어인데 그 이유에 대해 재해석적인 설명을 내놨다. “엄밀히 따지자면, ‘군주가 배라면 백성은 물이다.’라는 사자성어도 시대착오적인 개념이다. 유가사상에 입각한 전국시대의 지식인(순자)이 지배자에게 민본주의를 훈수하는 帝王學에서 파생됐기 때문이다. 민주공화국의 세상에는 더 이상 무조건 존경받아야 하는 군주도 없고 ‘그 자리에 그냥 가만히 있는’ 착하고도 슬픈 백성도 없다. 그러므로 ‘君舟民水’라는 낡은 사자성어는 현대적으로 새롭게 번역돼야 마땅하다.”

군주민수와 경합을 벌인 성어는 역천자망(逆天者亡) – ‘천리를 거스리는 자는 패망하기 마련이다.‘

“최순실의 국정농단과 박근혜 대통령의 헌정농단은 입헌민주주의의 지극히 당연하고 자연스러운 원리를 거스른 일”이라고 추천 이유를 밝혔다.

3위는 노적성해 (露積成海) – ’작은 이슬방울들이 모여 창대한 바다를 이루듯, 과거의 낡은 시대를 폐기하고 성숙한 공화정인 2017 모델로 나아가는 한국 역사의 큰 길을 시민들의 촛불 바다가 장엄하게 밝혔다.‘라는 의미다.

2016년 새해 바람을 담은 희망의 글귀는 ‘곶 됴코 여름 하나니‘ 용비어천가 중의 한 구절이었다. 의미는 ‘꽃이 정말 만발하고 열매가 풍성하다.’

‘모든 국민에게 기회가 많이 주어지고 풍요로운 사회가 됐으면 좋겠다.’라는 희망의 뜻을 담고 있다.

용비어천가 2장
‘불휘 기픈 남간 바라매 아니 뭴세. 곶 됴코 여름하나니. 새미 기픈 므른 가마래 아니 그츨새, 내히 이러 바라래 가나니.’
(굉장히 풍요롭고 꽃이 무성하고 열매가 가득하고 그 밑으로 샘이 흐르는 장면)

2016년 1월1일 교수신문 편집인이 김현정 뉴스쇼 인터뷰에서 올해 부터 사자성어를 폐지하고 우리 말, 우리 글로 된 고전, 속담 또는 관용어 중에서 뽑는다고…그래서 연초에 ‘곶 됴코 여름 하나니’가 선정되었는데..연말 올해의 사자성어는 여전히 한자로 발표 되었다.

역대 정권별 올해의 사자성어

노무현, 이명박, 박근혜 정권 순으로 본 올해의 사자성어. 박근혜 정권은 2015년 나라를 암흑에 빠뜨리더니 2016년 결국은 국민들에 의해 뒤집어진다.

올해의 사자성어 (2010~2015년)

2015년 혼용무도(昏庸無道) 어리석고 무능한 군주 때문에 세상이 어지럽고 도리가 행해지지 않는다. “연초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사태로 온 나라의 민심이 흉흉했지만 정부는 이를 통제하지 못하고 무능함을 보여줬다” “중반에는 청와대가 여당 원내대표에 대해 사퇴 압력을 넣어 삼권분립과 의회주의 원칙이 크게 훼손됐고, 후반기에는 역사교과서 국정화 논란으로 국력 낭비가 초래됐다”

2015년 정본청원(正本淸源) 근본을 바로 하고 근원을 맑게 한다.”관피아의 먹이사슬, 의혹투성이의 자원외교, 비선조직의 국정 농단과 같은 어지러운 상태를 바로잡아 근본을 바로 세우고 상식이 통용되는 사회를 만들자는 의미”

2014년 지록위마(指鹿爲馬) 사슴을 가리켜 말이라고 한다. 남을 속이려고 옳고 그름을 바꾸는 것을 비유. “세월호 참사, 정윤회의 국정 개입 사건 등을 보면 정부가 사건 본질을 호도하고 있다”

2013년 도행역시(倒行逆施) 차례를 거꾸로 시행한다. 순리를 거슬러 행동한다. “박근혜 정부의 출현 이후 국민의 기대와는 달리 역사의 수레바퀴를 퇴행적으로 후퇴시키는 정책·인사가 고집되는 것을 염려하고 경계한다”

2012년 거세개탁(擧世皆濁) 세상이 탁하다.온 세상이 모두 탁해 지위의 높고 낮음을 막론하고 모든 사람이 바르지 않아 홀로 깨어 있기 힘들다. 혼탁한 한국 사회에서 위정자와 지식인의 자성을 요구한 것.

2011년 엄이도종(掩耳盜鐘) 귀를 막고 종을 훔치다. 자기가 한 잘못은 생각하지 않고 남의 비난이나 비판을 듣기 싫어서 귀를 막지만 소용이 없다.

2010년 장두노미(藏頭露尾) 머리는 숨겼지만 꼬리는 숨기지 못하고 드러낸 모습. 4대강 논란, 천안함 침몰, 민간인 불법사찰, 영포 논란, 한미 FTA(자유무역협정) 협상, 예산안 날치기 처리 등 많은 사건이 있었지만 그때마다 정부는 국민을 설득하고 의혹을 깨끗이 해소하려는 노력보다 오히려 진실을 감추려는 모습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