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연 부총리 취임 연설 “실직공포 느껴봤나” 일자리 강조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취임 첫 일성은 ‘일자리’

“우리가 언제 한번 실직의 공포를 느껴본 적 있습니까? 우리가 몸담은 조직이 도산할 것이라고 걱정해본 적 있습니까? 장사하는 분들의 어려움이나 직원들 월급 줄 것을 걱정하는 기업인의 애로를 경험해본 적 있습니까?”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5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국민의 시각에서 정책을 만들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며 취임사를 하고 있다.

김동연 부총리 “실직공포 느껴봤나” 이례적 쓴소리

김동연 부총리 취임사

‘일자리 중심 선순환 경제생태계’를 만듭시다
– 경제 패러다임과 주역의 대전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김동연 2017.6.15

사랑하는 기획재정부 가족 여러분,

4년 만에 다시 만나게 되었습니다. 정말 반갑습니다.
공직을 떠난 뒤 늘 여러분의 선전과 노고를 응원했는데 이렇게 여러분과 함께 다시 일하게 되었습니다.
여러분과의 재회는 정말 기쁘지만 엄중한 경제 상황을 볼 때 갈 길과 할 일이 주는 책임감이 무겁게 느껴집니다.

기획재정부 가족 여러분,
저성장의 고착화, 양극화의 심화에서 비롯된 많은 경제 문제들이 구조적 위기로까지 옮겨지는 상황입니다.
성장 잠재력 약화, 소득 불균형, 저출산·고령화, 노동시장 이중 구조, 가계 부채.
지겹게 들어온 이야기들입니다.이제는 말로만이 아니라 문제를 해결할 때입니다.

【일자리 중심 선순환 경제생태계】

새 정부 경제팀은 ‘일자리 중심 선순환 경제생태계’를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끊어진 경제의 선순환 고리를 다시 이어서 잃어버린 경제 역동성(dynamics)을 되찾는 것입니다.

우리 경제의 패러다임 자체를 바꾸는 일입니다.
또한, 그 패러다임 속에서 우리 경제의 주역을 다시 세우는 일이기도 합니다.

혁신으로 성장을 이끌면서 좋은 일자리를 많이 만드는 기업, 열심히 일하는 개개의 경제주체가 우리경제의 주역이 되도록 하는 일입니다.

우리 경제의 패러다임을 새롭게 바꾸기 위해서는 세 개의 축(軸)이 필요합니다.

첫째, 사람중심 투자입니다.

먼저, 인적자본에 대한 투자를 확대해야 합니다.
공교육 혁신, 평생교육체계를 확립해 창의 인재 육성에 나서야 합니다.
적극적 노동시장정책으로 인적자본을 고도화하고 노동 생산성을 늘려야 합니다.

사회적 자본도 확충해야 합니다.
사회적 자본은 정부정책의 신뢰, 일관성, 투명성이 기반이 됩니다.
조세와 재정을 비롯한 모든 정책을 투명하게 설계하고 운영하여 시장의 예측가능성을 높여야 합니다.

사회 안전망 또한 대폭 확대해야 합니다.
건강과 실업, 미래와 노후 등에 대한 국민들의 불확실성을 해소해야 합니다.

교육‧의료‧주거비 등 생계비 부담을 줄여야 합니다.
패자부활전과 사회적 이동(social mobility)이 가능하게 해야 합니다.

둘째, 공정 경제입니다.

노력과 헌신, 성과에 따라 정당한 보상이 이루어지도록 경제·사회 전반의 보상체계(incentive system)를 바로 세워야 합니다.

이젠 효율과 경쟁을 넘어공정과 협력이 필요한 때입니다.

사회적 지대(rent)를 유발하는 관행과 제도들을 재검토해야 합니다.
공정한 시장의 룰이 제대로 작동되도록 해야 합니다.

이렇게 될 때 우리 경제·사회 생태계는 ‘그들만의 리그’에서 ‘우리들의 리그’로 바뀔 수 있습니다.

세 번째 혁신 성장입니다.

성장이 중요합니다.
그러나 외형적인 성장보다 더 중요한 것은 “어떤 성장이냐”입니다.

일자리를 늘리고, 양극화는 줄이고, 지속가능성을 높이는 성장이어야 합니다.
이것이 혁신 성장으로 가는 길입니다.

이러한 혁신 성장은 앞에서 언급한 사람중심 투자와 공정한 시장에 대한 신뢰가 있을 때 가능합니다.

혁신을 가로막는 각종 장벽을 허물어야 합니다.
개방과 경쟁, 융합을 통해 혁신하는 기업과 벤처 정신이 성장과 일자리를 견인하고 4차 산업혁명을 주도하게 해야 합니다.

경제 사회 전반에 걸쳐 자발적인 학습이 이루어지면서 지식이 축적되고 공유되는 환경을 만들어야 합니다.

기업 활동을 저해하는 규제를 타파하는 것도 시급합니다.
기업인들은 불안해하실 필요가 없습니다.
공정한 시장 경제의 룰 위에서 하는 기업 활동은 존중받아야 합니다.

이와 같은 세 개의 축(軸)을 구축하기 위해서는 가계부채, 부동산, 구조조정, 보호무역주의 등 우리 경제의 대내외 리스크 요인들을 선제적으로 관리하고 거시 경제의 안정적 운영에도 힘써야 합니다.

이러한 사람중심 투자, 공정 경제, 혁신 성장의 세 가지 축(軸)이 유기적으로 결합되어 일자리와 소득증대로 이어지고 성장과 분배의 선순환 생태계를 만들 것입니다.

【익숙한 것과의 결별: 새로운 생각과 행동】

기획재정부 가족 여러분

경제 패러다임을 새롭게 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금방 고칠 수도, 뚝딱 바꿀 수도 없습니다.

모든 사람을 만족시킬 수도 없습니다.
장밋빛 청사진만 제시해서도 안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가진 역량을 다 쏟아 부어야 합니다.
그리고 일관되게, 인내를 갖고 성과가 나올 때 까지 추진해야 합니다.
때로는 고통을 분담하는 아픔도 나눠야 합니다.

보이지 않는 손인 시장이 제대로 작동할 수 있도록 보이는 손이라고 할 수 있는 정부의 역할도 새롭게 해야 합니다.

시장과의 관계에서 끊을 것은 끊고, 도울 것은 돕고, 요구할 것은 요구할 것입니다.

정경유착이나 부적절한 관행은 끊어야합니다.
도움이 필요한 곳은 적극적으로 돕되, 직접 지원이 아니라 시장이 창출되는 방향으로 유인해야 합니다.
필요할 때는 양보와 희생도 요구할 것입니다.

아울러 범정부적 차원의 노력과 국회와의 협치 또한 중요합니다.

새 정부 경제 부처는 한 팀으로 움직이겠습니다.
최상의 정책을 도출하기 위해 활발하고 격의 없이 토론하겠습니다.
필요하다면 논쟁도 마다하지 않아야 합니다.
하지만 결론이 도출되면 한 방향으로 움직여야 합니다.

사랑하는 기획재정부 가족 여러분

우리가 언제 한번 실직(失職)의 공포를 느껴본 적이 있습니까?
우리가 몸담은 조직이 도산할 것이라고 걱정해본 적이 있습니까?
장사하는 분들의 어려움이나 직원들 월급 줄 것을 걱정하는 기업인의 애로를 경험해본 적이 있습니까?

저부터 반성합니다.

그래서 직원 여러분께 당부 드립니다.

이제 책상 위 정책은 만들지 맙시다. 현장에서 작동하는 정책을 만듭시다.
국민이 이해하고 감동하는 정책을 만듭시다.

그러기 위해서 우선 기획재정부내 실·국 간 벽부터 허물어야 합니다.
경제 문제를 보는 다양한 시각을 한꺼번에 테이블에 올려놓읍시다.

그런 종합적 시각에서 보는 통찰력이야말로 기획재정부가 가질 수 있는 문제해결 능력의 원천이 될 것입니다.

겸손해집시다.

겸손한 마음이 진짜 실력입니다. 진정한 실천력은 겸손한 마음에서 나오기 때문입니다.
국민의 소리에 귀 기울이고 소통해야 합니다.

다른 부처와 현장의 이야기도 크게 들읍시다.
‘나보다 우리가 낫다’는 말처럼, 다수 국민은 소수 엘리트보다 옳게 판단합니다.

일하는 방식도 바꿉시다.

기계적인 근면성을 지양해야합니다. 보고서는 반으로 줄입시다.
일의 집중도를 높이면서 주말이 있는 삶을 살도록 합시다.

사랑하는 기획재정부 가족 여러분

저는 여러분을 믿습니다. 여러분의 잠재력을 믿습니다. 여러분의 실력을 믿습니다.
여러분이 갖고 있는 국가와 사회에 대한 헌신을 믿습니다.

여러분들이 소신껏 일할 수 있도록 최대한 뒷받침 하겠습니다.
여러분이 하는 일에 대한 책임은 제가 지겠습니다.

국민을 바라보고 소신 있게 나갑시다. 그래서 기획재정부의 빛나는 전통과 긍지를 다시 살려봅시다.

훗날 그 어려운 시기에 한국 경제의 보루 역할을 우리 기획재정부가 했다는 이야기를 듣도록 합시다.

감사합니다.

실직의 공포 아는가! 김동연 경제부총리 취임 일성
문재인 정부의 경제 분야를 이끌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어제(15일) 취임했습니다. 취임 일성이 파격적이었는데요. “우리가 실직의 공포를 느껴본 적이 있냐” 며 공직사회에 반성을 촉구했습니다. 탁상공론이 아닌 국민의 시각에서 정책을 만들자는 얘기입니다.

김동연 신임 부총리, 추미애 당대표 예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