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레이더 갈등, 초계기 탐지음 공개 후 사안종결? 재팬패싱 불식?

일본 방위성은 21일 웹사이트에 구축함 광개토대왕함이 해상자위대 초계기를 향해 사격통제 레이더(STIR)를 조준했다는 근거로 레이더 탐지음 음성 파일을 공개했다.

그러면서 더이상 한국과 레이더 문제 협의는 의미가 없다며 일방적으로 중단을 선언하며 한미일 방위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한국의 논리를 뒤집기 위한 확실한 물증이 없거나 동일 밴드를 사용하는 해경선의 레이더 전파를 STIR로 오인했을 가능성이 있다. 또는 미국의 압력을 받았거나 2차 북미회담을 앞두고 한일 갈등으로 인한 재팬패싱론을 불식시켜려는 의도로 보인다.

일본 방위성이 레이더 전파신호를 소리로 변환한 경보음을 공개하며 설명하는 이미지다.
수색용과 STIR을 비교하며 강한 전파를 연속 조준당해 경보음이 계속 울렸다고 주장하고 있다.

아베가 초계기 촬영 영상 공개를 지시하여 문제를 키운 것은 정치적 목적때문이다. 징용공 배상판결과 위안부 문제로 악화된 한일관계를 둘러싸고 한국에 밀린다는 일본내 비판이 많았다.

아베는 한일 레이더 갈등을 통해 소기의 정치적 목적을 달성했다. 연말 출입국관리법 개정안 날치기와 연초 근로통계 조작이라는 악재가 있었지만 지난달에 비해 지지율이 소폭 상승했다.

21일 보도한 우익성향의 산케이신문과 FNN(후지티비)의 공동 여론조사에서 레이더 조준 관련 일본정부의 대응을 지지한다 85%, 한국측의 주장을 납득할 수 없다고 답한 비율은 90.8%에 이른다. 이날 발표된 아사히신문의 조사에서는 최근 한일관계를 둘러싼 아베정권의 대응에 대해 평가한다 38%, 평가하지 않는다 48%로 나타났다.

일본 SNS에서는 FNN의 여론조사 방식에 신빙성이 떨어진다는 의견이 많다.
아사히신문은 유무선전화 절반정도 약 1900명(응답률 48%)의 답변 결과인데 반해 산케이와 FNN은 유선전화로 1000명이 대답할 때까지 전화를 걸어 조사했다.

[관련기사: 아사히신문 여론조사 아베지지율 43%, 한일문제 대응 48%부정적]

일본 방위성이 일방적 종결을 선언한 것은 한일간 레이드 갈등이 장기화되면 아베정권에 불리하다는 판단을 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현재 아베정권은 상당히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다. 국가의 기간통계인 근로통계 조작, 오키나와 헤노코 미군기지건설 매립공사 문제, 러시아와 쿠릴열도(북방영토) 반환 협상 등 일본내부 문제에 있어서는 잘못하고 있다는 부정적인 의견이 다수다. 4월 통일지방선거, 7월 참의원 선거에서 자민당이 참패하면 아베는 퇴진 위기에 몰릴 수도 있다.

레이더 갈등으로 한일관계를 더 악화시키는 것은 북한의 비핵화 협상이 급물살을 타고 있는 정세속에서 일본의 입지를 약화시켜 아베정권에 마이너스가 될 수 있다.

일본은 작년 초 줄곧 대북 압박을 주장하다가 북미 대화 국면에서 일본만 제외되었다는 ‘재팬 패싱’ 비판을 받았다. 2차 북미정상회담이 가시화되자 미국에 전화로 허락을 받아 북미 실무협상이 진행되는 스웨덴으로 가나스기 겐지(金杉憲治) 아시아대양주 국장을 급파하며 일본 소외 이미지를 불식시키려 애쓰고 있다.

레이더 탐지음 공개에 국방부 성명

일본이 공개한 탐지음은 기계음으로 가공된 것”이라며 “일반적인 RWR(레이더 경보 수신기)의 음과도 다르다.

일본의 레이더 탐지음 공개와 일방적 종결 선언에 대해  국방부 최현수 대변인은 기자회견을 열어 “일측이 제시한 전자파 접촉음은 우리가 요구한 탐지 일시, 방위각, 전자파의 특성 등을 전혀 확인할 수 없는, 실체를 알 수 없는 기계음”이라며 “일측이 사실관계를 검증하기 위한 협의를 중단한다고 한 데 대해 깊은 유감을 표명한다”고 밝혔다.

또한  “이번 사안의 본질은 인도주의적 구조활동 중인 우리 함정에 대한 일본 초계기의 저공 위협비행이며, 이에 대한 재발 방지와 일측의 사과를 거듭 촉구한다”고 했다.

일본, 초계기 탐지음 공개하며 “한국과 협의 중단”

미 The National Interest의 레이더 문제

외교문제에 있어서 세계적으로 신뢰도가 높은 미국의 The National Interest에 윤석준 한국군사문제연구원 객원연구위원의 글이 실렸다.
기사를 보면 일본측의 대응이 “다분히 정치적”, “위험한 방식”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글쓴이는 예비역 해군대령으로 수상함 전투장교로 30년 이상 해군에 복무했다.

Japan and South Korea Must Focus on North Korea (Not Each Other)
There was no good reason for the recent high seas incident between Seoul and Tokyo.

Obviously, Abe is seeking an opportunity to strike back at Korea and is using the P-1 incident for political purposes.

일본 방위성 발표 자료

아래는 일본 방위성이 레이더 전파신호를 변환하여 공개한 탐지음 파일과 함께 홈페이지에 게시한 내용이다.

한국해군 함정에 의한 화기관제 레이더 조사 사안 관련

지난해 12월 20일(목)에 발생한 한국해군 구축함에서 해상자위대 제4항공군 소속 P-1초계기 (아츠기) 에 대한 화기관제 레이더 조사와 관련하여 일본측이 보유하는 객관적 사실을 종합한 방위성 최종견해 및 이번 사안 발생시에 동 초계기가 탐지한 음성을 공표하기로 하였습니다.

방위성으로서는 한국 구축함에 의한 해상자위대 P-1초계기에 대한 화기관제 레이더 조사에 대하여 재차 강력히 항의함과 동시에 한국측에 대하여 이 사실을 인정하고 재발방지를 철저히 할 것을 강력히 촉구합니다. 또한, 더이상 실무자협의를 계속하여도 진실 규명에 이르지 못 할 것으로 생각되기 때문에 이번 사안에 관한 협의를 한국측과 계속해 나갈 것은 이제 어렵다고 판단합니다.

이번 공표가 동종 사안의 재발방지에 이어지기를 기대하면서 계속해서 일한, 일미한 방위협력 계속을 위하여 진지하게 노력해 나갈 생각입니다.

일본 방위성 홈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