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종말 2분전! 핵무기와 지구온난화가 앞당긴 ‘운명의 날 시계’
세계종말시계, 미·소가 수소폭탄 실험을 한 1953년 위기때와 동일
북한 핵실험·트럼프 강경노선으로 핵전쟁 위협고조! 전세계 핵탄두 수의 추이와 기후변화
인류 최후의 날까지 남은 시간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운명의 날 시계(Doomsday Clock)’의 시간을 공표해 온 미국의 핵과학자회보(Bulletin of the Atomic Scientists)는 25일 워싱턴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북한의 핵 · 미사일 개발 가속화와 트럼프 대통령의 핵 정책이 예측 불가능한 상황이기 때문에 핵전쟁의 위험이 고조되고 있다며 시계 바늘을 30초 앞당겨 자정 2분 전인 23시 58분으로 발표했다. 2016년에 이어 2년 연속 30초씩 가까워진 것이다.
See the 2018 Doomsday Clock Statement: https://t.co/ST3D8oi2L3 pic.twitter.com/Ofucv3DFqD
— Bulletin of the Atomic Scientists (@BulletinAtomic) January 25, 2018
‘자정 2분 전’은 냉전시대에 미국과 소련이 수소폭탄 실험을 실시한 1953년과 함께 지구종말에 가장 가까운 시간이다.
또한 미국 트럼프 대통령이 파리기후변화협약(Paris Climate Change Accord) 탈퇴를 표명하는 등 지구온난화(Global Warming) 대책의 진전이 없고, 트럼프 정권의 등장으로 지금까지의 국제질서가 무너지고, 외교 교섭이 난항을 겪고 있는 점도 이유로 들었다.
또한 이 과학잡지는 북한의 비핵화를 위한 대화의 장을 만들기 위해 트럼프 대통령이 대북 비난을 멈추거나 각국이 지구온난화 대책을 강화하면 시계바늘은 자정에서 멀어질 것이라고 지적하며 신속한 대응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운명의 날 시계(세계종말시계)’의 일진일퇴
‘운명의 날 시계’는 핵전쟁 위협에 대해 경고하기 위해 냉전 초기인 1947년 미국 핵과학자들이 주축이 돼 만든 것으로, 시카고대학 학회지 핵과학자회보(The Bulletin of the Atomic Scientists) 표지에 등장하여 지구의 종말까지 ‘남은시간 7분’이라고 발표했다.
당시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었던 것은 미국뿐이었지만 1949년 구 소련이 핵실험을 실시하여 핵무기를 보유하자 ‘남은시간 3분’으로, 1953년에 미국과 소련이 수소폭탄 실험을 실시했을 때 지금까지 지구 종말에 가장 가까운 ‘남은시간 2분’까지 가까워졌다.
1960년대부터 70년대에 걸쳐 프랑스와 중국이 새로운 핵 보유국으로 등장하고, 베트남 전쟁 등 지역적인 충돌이 격화되었을 때 바늘이 자정에 가까워졌지만, 부분적 핵 실험 금지조약과 핵 확산 금지조약(NPT)이 발효, 핵군축과 미 · 소간의 긴장이 완화되면서 시계바늘은 ‘남은시간 12분’으로 멀어졌다.
그러나 1980년대에 바늘이 다시 자정에 가까워진다. 전 세계의 핵무기 수가 6만발을 넘어서며 핵 군축이 부진했고 소련의 아프가니스탄 침공으로 미국과 소련의 대립이 격화되면서 1981년에는 ‘남은시간 4분’으로, 그리고 1984년에는 ‘남은시간 3분’까지 가까워졌다.
그 후, 소련의 고르바초프 서기장의 등장으로 미 · 소 대립이 완화되고 냉전 종결로 핵 군축 의지가 높아짐에 따라 1991년 시계바늘은 지구 종말에서 가장 먼 ’17분 전’까지 멀어졌다.
그런데 1998년 인도와 파키스탄이 잇따라 핵 실험을 실시하고, 미국 등 핵 보유국이 핵무기의 현대화를 추진하면서 핵 군축이 정체, 21세기에 들어서는 지지부진한 지구온난화 대책 등으로 시계바늘이 자정에 가까워졌다.
또한 작년에는 북한의 핵 · 미사일 개발과 미국 트럼프 정권의 핵무기와 지구온난화 관련 정책에 대한 우려 때문에 시계바늘이 ‘지구종말 2분 30초’까지 가까워졌었다.
Brief History of the Doomsday Clock
You’ve heard of the book “A Brief History of Time” by Stephen Hawking (who, incidentally, is on our Board of Sponsors)? Well, this is a brief history of the Bulletin’s Doomsday Clock, set to a song by Arielle Martinez Cohen, a high school student who wrote “Minutes to Midnight” after hearing about the Clock last year. You can get a free download of the song at CD Baby.
핵과학자회보의 경고
핵과학자회보(Bulletin of the Atomic Scientists)의 핵심 멤버인 애리조나 주립대학의 로렌스 크라우스(Lawrence M. Krauss) 교수는 25일 기자회견에서 “현재 미 · 소 냉전시대와 마찬가지로 핵전쟁 위협이 고조되고 있지만, 정부와 언론 그리고 과학과 사실 자체에 대한 신뢰성이 부족해지면서 전세계가 직면한 문제에 공동대응하는 것이 어려워졌다”고 경고했다.
또한 “지금까지 많은 위기가 있었지만 시계바늘을 되돌릴 수 있었다. 정부가 올바른 정책을 추진하도록 촉구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운명의 날 시계 타임라인
Bulletin of the Atomic Scientists
전세계 핵탄두 수
Bulletin of the Atomic Scientists의 Nuclear Notebook페이지에 공개된 전세계의 핵무기.
전세계의 핵탄두 수는 1980년대 후반에 최고조에 달했으며, 그 이후 현저하게 떨어졌다. 그러나 지금 많은 국가들 핵을 소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