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올림픽을 위한 메트로폴리탄 평창의 밤’ 대통령 연설 전문

문재인 대통령 미국순방 셋째 날 ‘평화올림픽을 위한 메트로폴리탄 평창의 밤’
“대통령이 직업이지만, 오늘은 홍보대사로 왔습니다”

뉴욕에서의 마지막 밤, 20일 (현지시간)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는 문화체육관광부, 2018평창동계올림픽대회 및 동계패럴림픽대회조직위원회, 강원도가 공동 개최한 ‘평화올림픽을 위한 평창의 밤’ 행사가 열리는 메트로폴리탄 박물관(The Metropolitan Museum of Art)을 찾았다.

평창 동계올림픽 홍보대사인 문재인 대통령은 이번 방미 일정 중에도 거의 모든 연설과 회담에서 꼭 ‘평창 올림픽’을 언급하고 ‘수호랑’과 ‘반다비’ 인형을 선물하면서, 평창올림픽 홍보에 최선을 다했다.

평창올림픽 홍보대사 문재인 대통령,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 접견

어제 토마스바흐 IOC위원장을 만난 자리에서도 문재인 대통령이 평창 올림픽을 열심히 홍보하자, IOC위원장이 ‘저한테는 홍보 안하셔도 됩니다’라는 농담을 하기도 했다.

오늘 행사는 미스코리아 출신 배우 ‘이하늬’씨가 능숙한 영어로 매끄럽게 진행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평화올림픽을 위한 평창의 밤’ 인상 깊었던 장면

장면1. ‘평창 올림픽 금메달’을 목에 건 64년 국가대표

올림픽 정신과 개최국의 독창적인 문화·예술적 가치가 담겨 관심이 집중되는 올림픽 메달~
우리 민족의 상징인 ‘한글’을 모티브로 만들어진 2018평창 동계올림픽 메달이 바로 이곳 미국 메트로폴리탄 박물관과 서울에서 동시에 공개됐다.

특별한 세 분이 직접 메달을 공개해주었는데, 1964년 인스브루크동계올림픽과 1968년 그르노블동계올림픽에 참가한 김귀진 전 스피드스케이팅 국가대표 선수, 전 피겨스케이터 피오나 김, 그리고 아역배우로 활동 중인 올리비아 천이 직접 메달을 들고 무대 위로 입장했다.

특히 김귀진씨는 “올림픽에 두 번 나갔지만 한 번도 우리나라에서 올림픽이 열리리라고 생각 못했습니다. 감사하게 50년이 지나서 평창, 대한민국 우리나라에서 올림픽이 열린다는 게 얼마나 영광인지 모르겠습니다. 다시 한 번 운동을 한다면 이 금메달을 목에 걸 수 있을 것 같은데, 누가 제 목에 이 금메달 걸어 주실 수 없을까요?”라며 소감을 말했고, 문재인 대통령이 무대로 올라가 그녀의 목에 금메달을 걸어주었다.

장면2. 문재인 대통령, 김정숙 여사에게 “쉘위댄스?”

소프라노 조수미씨가 축하공연 중 문재인 대통령이 앉은 테이블로 내려와 춤을 권했고, 문재인 대통령이 이에 응해 조수미씨와 짧게 춤을 추고, 이어 김정숙 여사와 다정하게 춤을 춰 현장에 있던 참석자들이 큰 환호를 보냈다.

장면3. 저스트 절크와 판소리

미국의 한 오디션 프로그램에 출연해 유튜브 스타가 된 한국 청소년 그룹 ‘저스트 절크’(Just Jerk)의 환상적인 무대에 이어 조수미씨의 축하 공연이 있었다. 그리고 한승석 중앙대 전통예술학부 교수와 정재일 음악감독이 함께 꾸민 판소리 공연도 이어졌는데, 한국의 힘이 느껴지는 공연으로 ‘평화올림픽을 위한 평창의 밤’을 더욱 깊고 빛나게 만들어 주었다.

대통령이 걸어주는 금메달

‘평화올림픽을 위한 메트로폴리탄 평창의 밤’ 문 대통령 연설 전문

여러분 반갑습니다.
센트럴파크의 가을이 참 좋습니다.
단풍이 물들어가는 청아한 가을밤에 메트로폴리탄에서 여러분을 만나게 돼 기쁩니다.
제 본업이 대통령입니다만, 오늘은 평창올림픽 홍보대사 명함이 더 잘 어울릴 것 같은 밤입니다.

내외 귀빈 여러분,

앞서 보신 평창의 겨울 풍경이 어떠셨습니까?
동양과 서양, 전통과 현대를 잘 섞어 놓은 젊은이들의 춤과 노래는 또 어떻습니까?
너무 아름답고 매력적이지 않습니까?

여러분도 저와 같은 생각이면 큰 박수를 보내주시면 좋겠습니다.

이제 142일 남았습니다. 기대해도 좋습니다.
142일 뒤 여러분은,
세상에서 가장 열정적이고 창의적인 사람들을 만나게 될 것입니다.
2018년 2월, 대한민국 평창으로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평창은 그 이름부터 올림픽 개최지로 제격인 곳입니다.
평화롭다는 뜻의 ‘평’과, 번창하다는 뜻의 ‘창’이 합쳐져서 만들어진 이름 평창,
정말 ‘화합과 평화 증진’을 추구하는 올림픽 정신에 딱 들어맞지 않습니까?

저는 먼저 평창의 아름다운 자연과 멋진 사람들을 자랑하고 싶습니다.

평창은 아시아 대륙에서 가장 먼저 해가 뜨는 곳입니다.
북유럽의 설원과 중앙아시아의 푸른 초원이 함께 어우러진 곳입니다.
한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동해 바다와 설악산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또한, 축제를 즐길 줄 아는 유쾌한 사람들이 있습니다.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으로 등재된 이 지역의 오랜 전통 축제, ‘강릉단오제’는 무려 한 달 동안이나 노래하고, 겨루고, 춤추며, 즐깁니다.

여러분!
보고 싶고, 만나고 싶지 않으십니까?
유라시아 대륙이 시작되는, 눈 덮힌 평창에서 여러분의 2018년을 시작해 보는 건 어떻겠습니까?
생각만 해도 설레지 않습니까?

내외 귀빈 여러분,
이번 동계올림픽은 1988년 서울올림픽 이후 30년 만에 대한민국에서 열리는 뜻깊은 대회입니다.
한국 정부와 국민들이 각별한 마음으로 준비하고 있습니다.

대회 준비도 완벽하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지난 달, 준비상황을 점검한 린드버그 IOC 조정위원장은 “평창이 세계인을 맞이할 준비가 완료됐다”고 높이 평가했습니다.

올림픽 안전도 걱정하지 마십시오.
여러분이 잘 알다시피 한국은 테러로부터 가장 안전한 나라 중의 하나입니다.
지금까지 인종, 종교 등을 이유로 국제적인 테러사건이 한 번도 발생하지 않았습니다.

또한 한국은 충분한 경험과 역량을 축적하고 있습니다.
냉전시대에 치러진 88서울올림픽, 2002년 한일월드컵, 2003년 하계유니버시아드 대회, 2010년 G20 정상회의, 2011년 세계육상선수권대회 등
수많은 대규모 국제 행사를 완벽한 안전 속에서 성공적으로 치렀습니다.

평창올림픽은 대회 안전과 운영, 모든 면에서 가장 모범적인 올림픽이 될 것입니다.

이만 하면 평창올림픽의 성공, 확실하다고 생각하는데, 여러분도 그렇게 생각하십니까?

하지만 가장 확실한 근거 하나가 더 남았습니다.
바로, 우리 국민입니다.

여러분 모두, 2002년 한일월드컵 때, 거리를 가득 메운 붉은 악마의 응원열기를 보셨을 것입니다.
지난 겨울 촛불혁명은 또 어땠습니까?
무려 반 년 동안, 1,700만 명이 시위에 나섰지만 단 한명도 다치거나 체포되지 않았습니다.
그야말로 평화적인 축제였습니다.

우리 국민들의 놀라운 응집력과 열정, 높고 성숙한 민주의식!
저는 이런 국민이 있기 때문에 평창올림픽은 성공할 수밖에 없다고 확신합니다.

내외 귀빈 여러분,

평창은 여러분께 아주 특별한 올림픽을 선물하려고 합니다.
여러분! 첨단 로봇이 성화 봉송을 하는 장면을 보고 싶지 않으십니까?
인공지능으로 운행하는 버스, 승용차, SUV 같은 다양한 자율주행 자동차를 타보실 수도 있습니다.
대회장 안팎과 평창에서 강릉까지 운행될 것입니다.

평창으로 오십시오.
세계가 경험하지 못한 최첨단 ICT 올림픽을 보게 될 것입니다.
세계 최초로 구축된 5G 이동통신 시범망을 체험하고, 세계 최초로 제공되는 지상파 초고화질과 대화면 방송 서비스를 맛보는 멋진 경험을 하게 될 것입니다.

동계올림픽 역사상 가장 편안한 대회가 준비되고 있습니다.
주경기장을 중심으로 모든 경기장이 30분 거리 안에 배치되어 있고, 여러분의 입국통로가 될 인천국제공항과 평창,
수도 서울과 평창 모두 1시간 대로 연결됩니다.

‘날마다 문화가 있고 축제가 열리는’
고품격 문화올림픽이 여러분의 눈과 귀를 즐겁게 해줄 것입니다.
세계를 휩쓸고 있는 케이 팝 한류 열풍도 마음껏 즐기게 될 것입니다.

여러분에게 꼭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가 있습니다.

대만의 19살 청소년 짜오츠 군의 이야기입니다.
10살 때 평창에서, 태어나서 처음으로 겨울을 경험한 짜오츠는 피겨에 푹 빠지게 되었고, 지금은 세계 랭킹 13위의 유망주가 되었습니다.
짜오츠는 ‘평창이 삶의 전환점이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평창은 그동안 동계스포츠를 접하기 어려운 나라의 청소년을 초청했습니다.
이들을 위해 진행해 온 ‘드림 프로그램’의 결실입니다.

내전의 고통 속에 있는 시리아를 비롯해, 세계 75개국 1,500여 명의 청소년들이 평창의 눈밭에서 우정을 나눴습니다.
장애 청소년 100여 명도 처음으로 눈을 보고 얼음을 만지며 겨울을 즐겼습니다.

저는 이 소중한 프로그램이 평창의 유산으로 남아 동계올림픽의 전통으로 이어져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여러분도 동의하십니까?

내외 귀빈 여러분,

대한민국과 평창은, 어렵지만 가치 있는 도전에 나서려고 합니다.
그것은 북한이 참여하는 평화올림픽을 성사시키는 것입니다.

지금 긴장이 고조되어 있지만, 그래서 더더욱 평화가 필요합니다.
이러한 시점에 남북이 함께한다면 세계에 화해와 평화의 메시지를 전하는 좋은 계기가 될 것입니다.

불가능하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지금까지 여러 차례 남북이 함께한 경험도 있습니다.

올해만 해도, 한국에서 열린 여자 아이스하키와 태권도 대회,
두 번에 걸쳐 북한이 참여했습니다.
태권도 대회 참가는 불과 세달 전의 일입니다.
그동안, 남북단일팀 구성, 남북선수단 동시 입장, 북한 응원단 참가 등 다양한 형태로 남북 스포츠 교류가 있어 왔습니다.

IOC와 함께 인내심을 갖고 마지막까지 노력하겠습니다. 쉽지 않은 길이지만 대한민국이 가야만 하는 길입니다.
평화를 사랑하는 세계인 여러분의 많은 관심과 성원을 부탁드립니다.

내외 귀빈 여러분,

평창과 뉴욕이 특별한 인연이 있다는 것을 알고 계십니까?

지난 2011년 평창은,
간절한 마음으로 세 번째 올림픽 유치 도전에 나섰습니다.
그 해 5월, 서울과 평창, 뉴욕을 연결한 ‘국민대합창’이 세계에 울려 퍼졌습니다.
결국 삼수 만에 평창은 동계올림픽 유치에 성공할 수 있었습니다.
이곳 뉴욕의 열정이 함께한 결과였습니다.

여러분! 저는 오늘 우리의 만남이 평창에 또 한 번의 행운을 가져다 줄 것이라고 기대하는데
여러분도 그렇게 생각하십니까?

평창을 많이 응원해 주십시오.
여러분의 관심과 성원이 평창올림픽의 성공을 만들 것입니다.
여기계신 모든 분들이 평창을 직접 방문해서 ‘평화올림픽, 평창올림픽’을 완성해 주실 것을 부탁드립니다.

내외 귀빈 여러분,

잠시 후 있을, 한국이 자랑하는 세계적인 성악가, 조수미 씨의 공연도 맘껏 즐기시고,
오늘의 이 멋진 파티를 꼭 기억해 주십시오.

여러분!
2018 평창동계올림픽, 패럴림픽에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내년 2월 9일, 평창에서 만납시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