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피스 보고서] 일본 후쿠시마 원전 방사성 오염수 위기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 8년 후, 무려 100만 톤이 넘는 고준위 방사성 오염수가 저장 탱크에 보관돼 있다. 일본 정부는 이 오염수의 태평양 방류를 검토 중이다.

그린피스(Greenpeace)는 일본 정부의 후쿠시마 원전 ☢️ 오염수 태평양🌊 방류를 막기 위해 현지 조사를 바탕으로 전문 보고서를 발간했다. 한국 그린피스는 1월 31일 홈페이지에 한글 보고서를 공개했다.

현재 후쿠시마 원전 3기(1, 2, 3호기) 전부 멜트다운 상태이며 핵연료 잔해가 내부에 그대로 잔존해 있다. 완전 멜트다운된 1호기는 방사선량이 높아 로봇을 투입한 조사도 불가능한 상태다. 원자로 폐로까지 100년, 총비용은 600조원 이상 소요된다.

[관련기사: 후쿠시마 원전사고 2호기 멜트다운 핵연료 잔해 발견]

아래 트위터 동영상을 클릭해, 그린피스 원전 전문가가 들려주는 원전 오염수 방류의 문제와 그린피스의 활동 및 향후 계획에 대해 들어보세요!

https://twitter.com/greenpeacekorea/status/1090531496421511168

후쿠시마 원전 보고서 다운로드

후쿠시마 제 1원전 오염수 위기(TEPCO WATER CRISIS)
그린피스 독일사무소 보고서
숀 버니(Shaun Burnie): 그린피스 독일사무소 수석 원자력 전문가(2019.1.22)
> 보고서 전문보기 👉

“후쿠시마 원전 사고의 문제는, 사고로 나오는 핵폐기물질이 정상가동시의 경우와는 매우 다르다는 점이다. 바닷물, 소금, 진흙, 모래 등이 섞여 있는 상태로서, 이 오염수를 처리하는 일은 그 규모와 복잡함 면에서 엄청나다. 또한 원자로 및 격납건물에서 데브리(debris: 핵연료 잔해)를 꺼내야 하는 작업도 남아 있다.” – 존 라지 박사(Dr. John Large), 컨설팅 엔지니어

데브리(debris)는 핵연료가 원자로내의 구조재와 함께 녹아 섞여 있는 덩어리로, corium 이라고도 한다.

후쿠시마 원전 3호기 폭발 순간
Hydrogen Explosion at Fukushima Nuclear Plant Japan – Reactor 3

요약

도쿄전력(TEPCO)은 후쿠시마 제 1원전에서 배출되는 고준위 방사성 오염수를 처리하느라 골머리를 앓고 있다. 그 규모가 엄청난 데다 성질도 특이한 탓이다. 지난 8년간 계속 나오는 오염수로 인해 후쿠시마 제 1원전은 여러 차례에 걸쳐 위기를 맞이했다. 2018년 12월 13일 기준 제 1원전(1-4호기)에 보관된 오염수 양은 111만 톤이다.

이 중 98만 8천 톤이 재처리되어 철제 탱크에 저장되어있다. 오염수는 일주일마다 2천~4천 톤씩 늘어나고 있다. 이 오염수 위기를 해결하지 않는다면, 이미 현실성을 잃은 도쿄전력의 용융핵 연료 추출계획은 더 이상 추진이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

50여 년 전에 도쿄전력이 후쿠시마 제 1원전 부지를 애초의 해발 35m보다 25m 낮은 해발 10m에 건설한 것이 제 1원전의 운명을 결정했다. 이로 인해 수십 년 동안 원전으로 흘러드는 지하수를 막느라 싸워야 했다. 또 2011년 사고 이후 오염된 지하수가 유입돼 발전소 부지에 쌓이고 있다. 도쿄전력은 지하수를 뽑아낼 우물을 설치함으로써 원자로 건물로 흘러드는 지하수의 양을 줄이려 했지만, 오염수는 날마다 최대 150톤씩 늘어나고 있다.

태풍으로 비가 많이 오면 양은 더 늘어난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 도쿄전력은 2014년부터 원자로 둘레(약 1.5km)에 동토벽(ice wall)을 설치했다.

도쿄전력은 이 방어벽을 6년간 운영해 “건물 내의 오염 지하수를 정화 처리하고 건물 방수작업을 끝낼 시간을 벌면, 2020년에는 제 1원전 부지 내의 건물들에 물이 유입되는 것을 차단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도쿄전력의 주장은 신뢰를 받지 못하고 있으며, 2020년까지 그런 목표가 달성될 가능성도 낮아 보인다.

도쿄전력이 내놓는 오염수 대책에 관해 그동안 다양한 의문들이 제기되어 왔다. △부지 내에흘러드는 지하수를 줄이기 위한 노력의 효과 △방사성 물질을 제거하기 위해 물을 처리하는 방식 △처리된 물을 태평양으로 방출하겠다는 계획 등과 같은 의문이다.

도쿄전력은 오염수의 다핵종 제거 설비인 ALPS(Advanced Liquid Processing System, 이하 ALPS)를 활용해 방사성 준위를 낮추려는 시도가 오염 정도를 해양 방출에 적합한 규제치 이하로 떨어뜨리는 데 실패했다는 사실을 원전 사고가 일어난 지 7년 이상 지난 2018년 9월이 되어서야 인정했다. 또, 같은 달 28일 ALPS 처리 후 철제 탱크에 저장한 물 89만 톤 중 약 75만 톤이 해양 배출 허용 규제치보다 높은 방사성 물질을 함유하고 있다고 인정했다.

도쿄전력의 평가에 따르면, 처리수 6만 5천 톤에 포함된 스트론튬 90은 규제치의 100배에 달했다. 일부 탱크에서는 규제치의 2만 배에 이르는 경우도 있었다.
그동안 도쿄전력은 ALPS 가 오염수의 방사성을 배출 가능한 수준으로 떨어뜨릴 것이라고 주장해 왔으나, 실제 상황은 전혀 다르다는 사실을 인정했다.

도쿄전력이 사태의 심각성을 인정함에 따라 문제는 더 어려워졌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1백만 톤에 이르는 오염수의 태평양 방출 계획은 실행할 수 없다는 점이다. 오염수를 관리하는 일본 정부 관계 당국과 국제원자력기구(이하 IAEA)가 지지하고 있는 이 방출계획은 이제 방향을 잃었으며, 오염수 배출을 반대하는 지역의 목소리는 그 어느 때보다 더 힘을 얻고 있다.

TEPCO’s Fukushima Daiichi Nuclear Power Station

본 보고서는 오염수 위기가 어떻게 진행되어 왔는지, 그 처리 기술은 왜 도쿄전력이 주장하는 기준에 이르지 못했는지, 그리고 일본 정부가 제시하는 방사성 삼중수소 제거 기술이 왜 채택되지 않았는지를 분석한다.

본 보고서에 따르면, 도쿄전력은 애초의 주장과는 달리 오염수 처리 기술이 성과를 내지 못한다는 점과 방사성 핵종을 제거하는 데 실패하고 있다는 점을 처음부터 알고 있었다. 실제 오염 수준을 대중에게 공개하면 도쿄전력과 경제산업성(METI)의 목표, 즉 태평양에 오염수를 방출하는 것으로 이 엄청난 문제를 해결하려는 계획에 지장이 생길 것이 분명했다. 다행히도 사태는 그들이 계획한 대로 진행되지는 않았다.

도쿄전력, 원자력규제위원회, 일본 정부는 그들의 전임자들이 과거에 저지른 실수로부터 아무런 교훈도 얻지 못했다. 단기적인 경제 이익에 기반한 결정으로 원자로 3기가멜트다운(핵연료의 용융)되었고, 일본국토와 태평양 수천 평방킬로미터의 지역이 오염되었으며, 16만 5천 명의 후쿠시마 주민들이 피난하지 않을 수 없었다. 아직도 수만명이 고향을 잃은 피난민 상태다.

지난 수년간 고준위 방사성 오염수를 처리하는 대안은 제대로 고려되지 않았으며, 이에 따라 유효한 성과를 낼 수도 있는 방식들이 무시되었고 제대로 개발되지 못했다. 후쿠시마 제 1원전에서 일어나고 있는 오염수 사태는 2011년 3월에 벌어진 원전 사고와 마찬가지로 전적으로 인간이 초래한 인재다.

Unit 2 reactor building at Fukushima Daiichi

일본 정부와 도쿄전력은 후쿠시마 제 1원전의 오염수 사태를 2020년까지 해결하겠다는 목표를 세워놓았지만, 전혀 신뢰할 수 없는 계획이었다. 모든 오염수를 재정화(처리)하는 데 5~6년 걸릴 것으로 보고 있으나, 그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는 것은 당연하다. 오염수의 양은 앞으로 계속 늘어날 것이기 때문이다. 유일한 효과적 해법은 오염수를 철제 탱크에 중장기적으로 저장해 그사이에 처리 기술의 발전을 꾀하는 것뿐이다.

일본 정부와 도쿄전력은 오염수 관리 방안들을 시급히 재검토해야 한다. 앞으로 내려질 결정에서 가장 중요하게 고려해야 할 것은 이 문제의 최전선에 있는 사람들, 즉 후쿠시마의 태평양 연안 지역사회와 수산물 관련 산업을 보호하는 것이다. 2018년에 겨우 열린 몇 차례의 공개회의를 비롯해 지난 수년간 기회 있을 때마다 이들의 주장이 제기되었다. 2018년 8월, 후쿠시마현 어업협동조합연합회 노자키 테츠 회장은 오염수를 바다에 방출하면 지역 어업에 “치명적인 타격”을 줄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이러한 주장을 무시하는 접근법은 올바른 방식이 아니며, 오염수를 그저 태평양에 방출하려는 계획도 심각한 오류다.

후쿠시마 제 1원전 사고가 발생한 지 8년이 지난 지금도 위기의 끝은 보이지 않는다. 도쿄전력과 일본 정부는 사태의 심각성과 관련해 대중을 기만하는 일을 멈추어야 하며, 1백만 톤에 이르는 고준위 오염수를 비롯한 핵폐기물을 장기적으로 저장하고 관리할 방안을 찾는 데 최우선을 두어야 한다.

The Lonely Towns of Fukushima

[관련기사] 미국 녹색당이 유엔에 보내는 공개서한
“Open Letter to the United Nations” from Green Party of the U.S. and Green Party of PA, GPUS National Committee Resolution #940, December 2, 2018, http://www.gp.org/fukushima_daiichi;

후쿠시마 원전사고 2호기 멜트다운 핵연료 잔해 발견 | 김타쿠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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