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 산야(山谷) 도시빈민가와 일본의 3대 빈민거리

일본에는 ‘일본 3대 빈민가’로 불리는 3곳의 도야거리(ドヤ街, 도야가이)가 있다.

오사카 니시나리(西成)의 ‘니시나리 도야거리’, 요코하마 코토부키쵸(寿町)의 ‘니시나리 도야거리’, 도쿄 다이토구(台東区)에 있는 ‘산야 도야거리(山谷ドヤ街)’ 이다.

도쿄의 산야(山谷), 산곡 도시빈민가는 행정구역상에는 존재하지 않는 지역명이다.

일본만화 ‘내일의 죠’ 무대가 된 곳이기도 하지만 빈민가의 존재를 모르는 사람도 많다.

산야(山谷) 도시빈민가 위치

산야(山谷)의 도야거리는 위의 지도 위치에 있다.

제일 가까운 역은 JR 미나미센쥬(南千住)와 히비야선(日比谷線) 미노와바시역(三ノ輪橋駅)이다.

현재 산야라는 지명은 없고 행정구역상 도쿄도 다이토구 니혼즈츠미(東京都台東区日本堤)이다.

산야 바로 옆에는 일본 최대의 소프란도(소프랜드, 안마방) 거리인 요시와라(吉原)가 있다.

다른 지역에 비해 조금 허름한 분위기의 유흥가이다.

에도시대 최대 사창가 요시와라유곽(吉原遊郭)이 지금까지 이어져 온 것이다.

역시 현재는 요시와라 지명은 사용되지 않고 행정구역상 센조쿠(千束3丁目,千束4丁目) 주변이다.

산야에서 약간 서쪽으로 가면 역에서 호텔 거리가 보이는 우구이스다니역(鶯谷駅)이 있다.

빈민가, 도야거리는 어떤 곳?

도야거리(ドヤ街)는 일용직 노동자가 많이 거주하는 지역이다.

원래 저렴한 간이 숙박업소가 늘어선 거리를 뜻한다.

“도야(ドヤ)”는 숙소를 의미하는 宿(야도,ヤド)를 거꾸로 읽은 것이다.

일본의 대표적인 도야거리는 오사카의 니시나리 (아이린 지구), 요코하마 고토부키쵸, 도쿄의 산야 지역으로 일본 3대 도야거리(도시빈민가)로 불린다.

오사카, 요코하마, 도쿄 같은 일본을 대표하는 대도시에 있다는 것이 공통점인데 이러한 도야 지역은 고도 경제성장기 건설사업에 투입되었던 노동자들이 경기 침체로 일자리를 잃고 그대로 남아 지금의 거리가 형성되었다.

대낮부터 길가에서 술을 마시거나 갓길에 누워 뒹구는 노숙자들의 모습도 자주 보인다.

산야 도시 빈민가의 역사

도쿄는 에도막부(江戸幕府)의 도쿠가와 이에야스(徳川家康)에 의해 번성하면서 에도에 많은 인구가 유입된다.

메이지 시대에는 우에노에 많은 사람들이 정착했고 관동 대지진(1923년)과 도쿄 대공습(1945년)을 거치면서 일자리를 찾아 사람들이 모이게 된다.

그리고 고도 경제 성장기에 산야는 노동자의 거리로 유명해졌지만 노동 환경이 열악하여 폭동도 여러차례 일어난다.

가수 오카바야시 노부야스(岡林信康)의 노래 중에 산야 블루스(山谷ブルース, 1968년)라는 곡이 있다.

산야의 일용직 노동자들의 애환을 그린 노래로 ‘사람들은 우릴 욕하지만 우리들이 없어지면 빌딩과 도로도 없을거야’라는 가사가 있다.

지금의 대도시 도쿄와 일본 경제 성장의 그늘에는 수많은 노동자의 희생이 있었다는 것은 우리와 별반 다르지 않다.

요시 이쿠조(吉幾三)가 부르는 산야블루스(山谷ブルース)

야시로 아키(八代亜紀)가 부르는 산야블루스

한잔 술에 돌아갈 수 없는 그시절이 그리워..

울어 본들 무슨 소용이 있으랴.

이제는 산야가 고향인 것을..

산야의 풍경

산야에서 도쿄 스카이트리도 가까이 보인다.

일본 최대의 빈곤 지역을 일본 최대의 건조물이 내려다보고 있는 모습은 묘한 기분에 젖게 한다.

오사카 니시나리에서는 높이 300m의 마천루인 아베노 하루카스가 보이고, 요코하마의 고토부키에서는 높이 295.8m의 요코하마 랜드 마크 타워가 보인다.

빈민가와 성장의 상징인 고층 건축물이 공존하는 모습은 뭔가 아이러니하다.

산야 노동센터

산야 노동센터 주변에서도 자고 있는 아저씨와 땅바닥에 앉아 술을 마시고있는 광경을 자주 볼 수 있다.

1965년에 만들어진 이 건물은 직업 소개소로 오락실을 설치하여 아저씨들의 쉼터 역할도 하고 있다.

저렴한 숙박업소가 늘어선 거리

도야거리(빈민가)의 “도야”는 숙박업소를 의미하는 야도(宿: ヤド)를 거꾸로 읽은 것이다.

니시나리와 고토부키 처럼 산야에서도 저렴한 간이 숙박업소가 많다.

숙박 요금은 대부분 2,000엔 정도로 만화 카페의 밤시간 가격이랑 비슷하다.

왠지 1박 2,200엔 하는 숙소가 많다. 하루 단위로 숙박비를 받는 곳도 있고 월계약 가능한 업소도 가끔 있다.

애수가 감도는 이로하회 상점가(いろは会商店街)

산야의 이로하회 상점가(いろは会商店街)는 지역을 상징하는 아케이드 상점가이다.

사람들의 왕래가 적고 정적이 감돈다.

상점가는 이런 분위기이다. 이 날은 3일 연휴 기간중인데 상점을 찾는 사람이 거의 없다.

영업하고 있는 가게는 7~8군데 뿐이고 잔잔한 음악이 흐르고 있다.

이런 휴일 대낮에 사람이 거의 없는 상가에서 흘러 나오는 음악은 더욱 애수에 젖게 한다.

길가에서는 낮에도 누워 뒹굴거나 술을 마시고있는 사람이 있다.

완전히 노숙자에게 점령된 느낌이다.

셔터가 내려진 가게가 늘어 나는 것도 이해가 된다.

찾는 사람은 더 줄어 들 것이고 새롭게 가게를 오픈할려고 하는 사람도 없을 것이므로…

빈민가에 있는 타마히메 공원(玉姫公園)

산야 지역에도 공원이 있다.

타마히메 공원(玉姫公園)인데 다른 지역의 공원과는 분위기가 전혀 다르다.

공원안은 노숙자 텐트촌이 되어 있다.

미끄럼틀에는 빨래가 널려 있고 노인들은 여기저기서 장기를 두고 있다.

부슬부슬 비가 오는데도 개의치 않고 게임을 즐기고 있다.

공원 주변도 쓰레기가 널려 있고 더러운 편이다. 주민들도 상당히 싫어할 것 같다.

최근에는 배낭여행객이 많이 찾는다.

도야거리이기 때문에 일용직 노동자가 돌아 다니는 이미지가 강한 산야도 조금씩 변하고 있다.

거리를 걷다보면 아저씨들 뿐만 아니라 외국인 배낭 여행객도 많이 볼 수있다.

외국인 관광객이 여기에 오게 된 것은 2002년 한일 월드컵이 계기라고 한다.

도쿄에서 숙박료가 싼 지역으로 외국인에 알려지며 해외여행 가이드북에도 실리게 된다.

요금이 싼 것 뿐만 아니라 산야는 인기 관광지인 아사쿠사도 가까워 입지적인 요인도 영향을 미쳤다.

여기저기 외국인을 위한 정보센터 같은 시설도 눈에 띈다.

산야에는 저렴한 호텔 뿐만 아니라 게스트 하우스도 있다.

여기는 ‘도쿄 백패커 ‘이름의 게스트 하우스이다.

도야거리의 상징 맘모스 파출소(マンモス交番)

이곳은 니혼즈츠미(日本堤) 파출소. 맘모스 파출소(マンモス交番)라는 애칭 그대로 일반 파출소 보다 상당히 크다.

이 4층 건물 파출소는 1960년에 생긴 파출소인데 당시에는 주변에 높은 건물이 없었기 때문에 노동자들이 맘모스 파출소로 불렀다고 한다.

원래는 산야 파출소(山谷交番)로 산야가 붙어 있었는데 2008년에 니혼즈츠미(日本堤) 파출소로 이름이 바뀌었다.

편의점 세븐일레븐 세계본점(世界本店)

나미다교(泪橋) 교차로 모퉁이에 있는 편의점 세븐일레븐

사실 옛날 이곳은 일본에서도 유명한 대포집 ‘세계본점(世界本店)’ 이라는 술집이 있던 곳이다.

세계 본점의 소주는 산야 노동자들에게 불티 나게 팔렸다고 한다.

지금도 세븐일레븐의 도어에는 ‘세계본점(世界本店)’ 라는 이름이 적혀있다.

복싱만화 ‘내일의 죠’의 무대

동네가 애니메이션의 무대가 되면 지역 활성화를 위한 마케팅의 재료로 활용될 수 있다.

산야는 일본인 뿐만 아니라 우리에게도 익숙한 만화 ‘내일의 죠’ 의 무대가 된 곳이다.

이로하회 상점가에는 곳곳에서 죠를 볼 수있다.

만화 속 설정은 근처 나미다교 교차점 부근에 체육관이 있다는 설정이다.

하지만 이로하회 상점가는 노숙자가 점거하고 있고 대부분의 가게 셔터가 내려진 상태이다.

지역 활성화는 커녕 정적만 감돌고 있다.

산야의 밤 풍경

밤이라고 해서 다른 지역처럼 이자카야 술집이 영업하는 것도 아니고 상점가 문은 닫혀 있다.

인적은 거의 없고 정적만 감돈다.

상점가에는 벽을 따라 자고 있는 사람을 많이 볼 수 있다.

담요를 깔고 자는 사람, 비닐 시트로 만든 임시텐트에서 자는 사람, 비닐 우산으로 주위를 둘러싸고 자는 사람 등 다양하다.

지금은 여름이라 괜찮지만 겨울에는 어떻게 생활하는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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