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미투(MeToo)운동! 성폭행 피해자 이토시오리 인터뷰

영국 BBC가 #MeToo 운동에 동참하고 있는 성폭행 피해 일본여성 이토시오리(Shiori Ito, 伊藤詩織)를 인터뷰했다.

미투(Me Too·나도 당했다)는 일본말로 #WATASHIMO #私も

폭행과 학대, 그리고 강간에 대해 피해자가 이야기를 꺼내는 것은 어떤 상황이든 힘들고 어려운 일이다.

경찰과 사법적 절차를 통해 정의가 살아 있음을 보여 줄려고 해도 피해자가 감당하기 힘든 불이익을 당하고 장벽에 부딪히는 나라도 많이 있다.

일본도 그러한 나라 중의 하나다.

‘강간’이라는 말 자체를 공개적으로 사용하는 것조차 꺼려하는 일본사회는 뿌리 깊은 관습과 사회적 규범을 내세워 피해 여성들의 침묵을 강요해 왔다.

그러나 한명의 여성이 2017년 5월 알고 지내던 기자에게 강간을 당했다고 공개적으로 밝혔다.

그녀의 이름은 저널리스트 이토 시오리(伊藤詩織). 상대 남성인 전 TBS방송국 간부 야마구치 노리유키는 성폭행을 전면 부인하고 있다.

일본검찰은 정확한 사유는 밝히지 않고 증거 불충분으로 이 강간범을 기소하지 않았다.

그래서 그녀는 검찰심사위원회에 재심을 요구했지만 검찰은 역시 불기소에 상당하다는 판단을 내렸다.

이 남성은 아베총리의 자서전을 집필할 만큼 친분이 두텁다. 현재 그녀는 마지막 법적 수단인 손해배상 민사소송 중이다.

침묵하는 일본의 연예계

이토 시오리로 시작된 일본의 #미투(metoo)는 SNS상에서 일부 동조하는 움직임은 있지만 미국이나 유럽처럼 사회 전반적으로 확산되지는 않고 있다.

가장 큰 이유는 이런 피해가 가장 많을 것으로 생각되는 일본 연예계가 잠잠하기 때문이다.

2013년 세계미인대회 그랑프리 출신의 요시마츠 이쿠미(吉松育美)가 연예기획사 간부의 스토커행위를 공개 고발하며 외신클럽에서 기자회견도 열었지만 일본언론은 침묵했으며 2016년 합의로 재판은 마무리되었다.

하지만 이 사건에 대해 제대로 보도한 미디어는 없었다.

연예인 불륜사건은 앞다퉈 보도해도 연예계 성추행 사건에 대해서 침묵하는데는 남성중심의 뿌리 깊은 관습과 폭로해도 자신만 매장 당할 것이라는 생각이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1월 10일 생방송 교양정보프로그램 바이킹에서 미국의 성추행 고발과 미투운동에 관해 얘기하던 중 개그맨 출신의 사회자 오기 히로아키(小木博明, 거꾸로 읽으면 아키히로, 오사카출신의 MB 명박이 된다)는 미투에 동참하는 미국의 인기 여배우 중에는 마쿠라영업(마쿠라는 베게로 성상납을 뜻한다)으로 성공한 배우들도 많을 것이다는 발언을 하며 많은 여성들의 분노를 샀다.

일본연예계의 인식을 단면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다. 성상납은 대등한 관계에서는 이루어 질 수 없다.

아베, 성폭행범 노리유키와 친분 없다!

2018년 1월 30일 일본 국회 예산위원회에 출석한 아베총리에게 이토시오리 사건 질문이 나왔다.

아베는 자신에 관한 책을 집필한 전 방송국 관계자와 친한 사이 아니냐는 야당의원의 질문에 과거 담당기자였기 때문에 취재에 응한 적은 있지만 특별한 친분은 없다며 교우(交友)관계를 부인했다.

아베에게 질문하는 야당의원과 방청석에서 지켜보는 이토시오리 2018.1.30

아베총리는 친분이 없다고 했지만 야마구치 노리유키는 과거 방송에서 아베 아키에 부인에 대해 개인적으로 잘 알고 있고, 메일도 주고 받는 사이다. 누나는 중,고,대학 동창생이다고 발언한 적이 있다.

김타쿠닷컴 홈페이지에도 이토시오리 사건 관련 기사가 몇건 있다. 상세 경위는 기사 하단의 링크 참조!

“성범죄 처벌 강화돼야”…정려원 아닌 ‘마이듬’의 수상소감

성범죄를 다룬 드라마 마녀의 법정 정려원 2017 KBS 연기대상에서 여자 최우수상 수상

이토시오리 BBC 영어인터뷰

Japan’s #MeToo Moment

Although speaking out about abuse and rape is difficult in almost all circumstances, women living in certain countries face insurmountable obstacles when seeking justice. Japan is one of those places. Entrenched cultural norms which don’t even allow the word rape to be mentioned, have silenced women almost entirely. But one person refused to be quiet – journalist Shiori Ito. The man in question has publicly denied all allegations.

https://blog.naver.com/bikezzang/221157104936

영국 BBC 라디오 프로그램 Business Matters가 이토 시오리와 인터뷰를 했다. 아래 번역본이다.

이토 : 나는 2년 전 2015년에 강간을 당했다. 나를 강간한 남성은 당시 일본 지상파 방송사의 워싱턴 지국장이었기 때문에 워싱턴에서 나에게 일자리를 소개해 주었다.

취업 비자 관련 상담을 위해 그 남자와 만났다. 신뢰하고 존경하던 사람이 이런 짓을 할것이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다. 너무 힘들고 혼란스러웠다.

유력한 정치인들과 친분이 있는 사람이라서 매우 무서웠다. 그래서 공개적으로 밝히는 것이 올바른 행동인지, 나를 믿어 주는 사람이 있을지 많은 고민을 했다.

그래도 결국은 “경찰서로 가자”고 결심했다. 유명한 방송국 기자를 고소하면 일본에서 더이상 기자로 일하는 것은 어려울 것이라고 예상했었다.

여러차례 다른 경찰관에게 얘기를 한 끝에 간신히 담당 수사관을 만났지만 그 사람은 “이런 건은 자주 있는 일로 수사가 불가능하다. 기소되지 않을 것이며 죄가 되지 않는다. 단지 시간 낭비”라고 말했다.

하지만 내가 “당시 빠져나온 호텔을 기억하고 있다. 호텔에 감시카메라가 있을건데 그것만이라도 확인해줄 수 없겠냐”고 말하니까 그 수사관은 며칠 후에 확인을 해주었다.

영상에는 상대 남성이 날 택시에서 끌어내는 모습이 담겨 있었다. 그러자 수사관은 “그렇군요. 이건 사용할 수 있겠다”고 했다. 그래서 사건을 접수해서 입건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자 수사관은 “괜찮겠어요? 방송국 지국장을 고소하네요. 그럼 당신은 앞으로 일본에서 기자생활 하기 힘들 것이다”고 말했다.

BBC : 수사관 혹은 형사가 그렇게 말했나요?

이토 : 수사관이다.

BBC : 어떤 생각이 들었나요?

이토 : 결단을 내리는 것은 매우 힘들었다. 하지만 할 수 밖에 없었다. 내 자신에게 일어난 사건의 진실을 스스로 덮어 버리면 저널리스트로서 자격이 없는 것이다. 그리고 여러가지 의문점이 생겼기 때문이다. 왜 경찰이 수사하기 힘들다고 하는지…

이윽고 경찰에게서 입건한다는 연락이 왔다. 사건 발생 2개월 후에 법원이 체포 영장을 발부했다.

경찰 조사는 힘들었다. 수사관이 바뀔 때마다 나에게 처녀냐고 물었다. 왜 자꾸 같은 질문을 하는 것일까.

일하러 나가는 것도 힘든 상황이 되었다. 거리에서 뒷모습이 비슷한 사람을 보면 패닉 상태에 빠졌다. 그 탓에 일본을 벗어나는 것이 좋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하게 됐다.

BBC : 그럼 가해자가 아직 미국에 있을 때 구속 영장이 발부 되었군요.

이토 : 그렇다.

BBC : 그래서 어떻게 되었나요?

이토 : 나리타 공항에서 대기하고 있다가 입국하면 바로 체포하는 것이 수사 방침이었다. 그런데 체포 당일 수사관이 전화를 해서 “상부 명령이다”며 체포영장은 취소되었다.

정말 충격이었다. 법원의 체포영장은 일단 발부되면 수사관이 다시 취소하는 법이 없기에… 그래서 취소사유에 대해서 물었지만 수사관은 알려주지 않았다. 단지 “암튼 아주 드문 경우고 이상한 일이다”고 말했다.

BBC : 당신은 일본에서 처음으로 신분을 밝히며 “강간 당했다”고 주장한 사람이라는데 맞나요?

이토 : 가족이나 연인, 모르는 사람이 아닌 업무상으로 아는 사람에게 강간을 당했다고 공개적으로 밝힌 경우는 내가 처음이라고 들었다.

BBC : 이번 경험을 통해 자신의 나라에 대해 어떤 생각을 하게 됐나? 발언 이후 주변 사람들에게 들은 말은?

이토 : 매우 실망했다. 사건 이후 외출도 할 수 없었다. 꼭 외출이 필요할 때는 변장을 해야 했다. 내 개인적인 생활과 가족에 관한 웹사이트도 생겼다. 가족의 사진이 실려 있었기 때문에 가족이나 친구와 함께 외출하면 그 사람들에게 무슨 일이 생길까 겁이 나서 집 밖으로 못나오게 되었다.

근무하던 미디어를 그만두고 프리랜서로 활동하기로 결심한 후 영국 언론사에서 일하게 되었다. 이번 여름에 영국으로 이사를 했고 외출도 할 수 있게 되었다.

BBC : 우리는 지금 여기 도쿄에서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지금 일본과 도쿄 대해 어떻게 느끼나요? 조금이라도 바뀌었다고 생각하는지?

이토 : 이제 겨우 작은 변화를 느낀다. 지금은 정치인들도 제도를 바꾸기 위해 진실을 추구하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그리고 110년 만에 강간에 관한 법률이 개정되었다.

언론인으로서 미디어를 통해 다양한 형태로 자신의 경험에 대해 말할려고 했지만, 모든게 제대로 되지 않았다. 그래서 결국은 개인적으로 목소리를 높일 수 밖에 없었다.

성폭력은 언제든지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다. 세계 어느 곳에 있던지. 하지만 나에게는 그 후에 벌어진 상황이 더 충격적이었다. 정말 절망적이었다. 내 자신이 이런 사회에 살고 있구나 하고.. 그때까지는 몰랐기 때문에.

법제도를 바꾸는데는 시간이 걸린다. 그러나 사회 구조도 변화시킬 수 있다. 피해자를 지원하고 도움의 손길을 내밀면 피해자가 한발 더 나아갈 수 있게 된다. 그것은 폭력에서 살아남은 사람들에게 매우 큰 변화다. 지금 좋은 변화들이 일어나고 있기 때문에 전 매우 적극적으로 생활하고 있다.

https://kimtaku.com/japan-metoo/

뉴욕타임즈, 이토시오리 성폭행 사건 기사

뉴욕타임즈 웹사이트에도 12월 29일자 기사로 이토시오리 관련 기사가 게재되었다.

기사 타이틀은 일본사회의 강간 침묵을 깨다.(She Broke Japan’s Silence on Rape)

이토시오리 (Shiori Ito)는 TBS 워싱턴 지국장인 아베신조 (Shinzo Abe) 총리의 전기 작가 야마구치 노리유키 (Noriyuki Yamaguchi)에게 성폭행을 당했다고 경찰에 말했다. (사진밑의 텍스트)

Shiori Ito told the police she had been raped by Noriyuki Yamaguchi, then the Washington bureau chief for the Tokyo Broadcasting System and a biographer of Prime Minister Shinzo Abe.

기사내용중 사건 당일 택시기사 진술 부분

이토 씨는 처음에 의식이 있었고 지하철역에 내려달라고 했다. 그러나 야마구치가 호텔로 가자고 지시했다.

택시기사는 재차 확인을 했고 야마구치가 “아무 짓도 안할 것이다”고 말했을 수도 있다고 진술했다.

호텔 도착 후 5분 정도 그대로 있었고 그녀가 뒷좌석에 구토한 것을 알았다.

그 남자는 그녀를 문쪽으로 옮길려고 했지만 움직이지 않았다고 택시기사는 진술했다. 그는 가방을 바닥에 내려놓고 어깨 위로 그녀의 팔을 얹어 밖으로 내렸다. 그녀는 혼자 움직일 수 없는 상황으로 보였다.

The driver said Ms. Ito was conscious at first and asked to be taken to a subway station, according to a transcript of an interview with the driver. Mr. Yamaguchi, however, instructed him to take them to his hotel.

The driver recalled Mr. Yamaguchi saying that they had more work to discuss. He also said Mr. Yamaguchi might have said something like, “I won’t do anything.”

When they pulled up to the hotel, the driver said, Ms. Ito had “gone silent” for about five minutes and he discovered that she had vomited in the back seat.

“The man tried to move her over toward the door, but she did not move,” the driver said, according to the transcript. “So he got off first and put his bags on the ground, and he slid his shoulder under her arm and tried to pull her out of the car. It looked to me like she was unable to walk on her own.”

Japan’s Big #MeToo Moment. You Think Hollywood Abuses Women? You Oughta See Tokyo.

이토시오리의 미투(Me Too) 운동

이토시오리 일본에서 가감히 미투(#metoo)운동에 동참하다.

스웨덴에서 발행 부수가 가장 많은 신문, 다겐스 뉘헤테르(Dagens Nyheter) 웹사이트에 게재된 이토시오리의 미투(Me Too·나도 당했다) 동참 영상이다.

일본여성 이토시오리(Ito Shiori)는 아무도 성범죄에 대해 이야기하지 않는 나라에서 강간범을 공개적으로 고소했다.

 

이토시오리, 강간범 끝까지 심판하겠다.

시오리 씨가 경찰 신고 후 준강간(quasi-rape) 혐의로 전 언론인 야마구치 노리유키(山口敬之)의 체포영장이 발부되었지만 체포직전 경찰청 형사부장이 체포영장을 취소했고, 일본 검찰은 혐의 불충분으로 불기소 처분을 내렸다. 이에 그녀는 마지막 법적 수단인 손해배상 민사소송을 제기했다.

https://kimtaku.com/rape-cas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