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탄수화물 식단은 기대수명을 단축시킨다

일부 저탄수화물 음식은 동물성 지방과 단백질이 풍부하다. 적당한 탄수화물 섭취가 장수의 비결

저탄수화물 식이요법은 기대 수명을 최대 4년까지 단축시킬 수 있다.

최근에 황제다이어트로 불리는 앳킨스(Atkins) 다이어트(의학박사 로버트 앳킨스가 제시한 식이요법)같은 저탄수화물 식단을 이용한 체중감량 방법이 유행하고 일부 질병의 위험을 낮출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앳킨스 다이어트는 미국 의사 로버트 앳킨스(1930~2003)가 1972년 발간한 ‘다이어트 혁명(Dr. Atkins’ Diet Revolution)’이 베스트셀러가 되면서 유행한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이 책을 번역 출간하면서 ‘황제처럼 먹어도 살이 쑥쑥 빠진다’(풀빛, 1997) 라는 제목을 붙여 황제다이어트라는 말이 나왔다.

그러나 25년간의 데이터를 분석한 미국의 연구결과는 적당한 탄수화물 섭취와 육류를 식물성 단백질과 지방으로 바꾸는 것이 건강에 더 좋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 연구는 피험자들이 섭취한 탄수화물의 양에 대한 기억에 의존하여 진행되었다.

폭넓은 인기를 얻은 건강법

8월 16일 국제 의학학술지 ‘랜싯 퍼블릭 헬스(The Lancet Public Health)’에 발표된 연구는 미국에서 15,400명을 대상으로 식사량과 함께 섭취한 음식과 음료에 대해 설문조사한 내용을 분석한 것이다.

연구팀은 설문을 통해 피험자들이 3대 영양소인 탄수화물, 지방, 단백질을 통해 얻은 칼로리 비율을 계산했다.

평균 25년간 추적 조사한 결과, 열량의 50~55%를 탄수화물에서 얻고 있는 사람은 저탄수화물과 고탄수화물 식사를 한 그룹보다 사망율이 약간 낮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열량의 50~55%를 탄수화물에서 섭취하는 것은 영국정부의 식사 가이드라인에도 부합하는 것이다.

탄수화물에서 얻는 열량이 중간치인 사람이 장수

탄수화물은 야채, 과일, 설탕에도 포함되어 있지만 주요 탄수화물 섭취원은 감자, 빵, 쌀, 파스타, 시리얼 같은 전분질 식품이다.

영국 국민의료보험(National Health Service) 홈페이지의 NHS Eatwell Guide는 건강하고 균형 잡힌 식단과 장기적으로 심각한 질병 위험을 줄일 수 있는 정보를 제공한다.

연구팀은 중간 정도의 탄수화물을 섭취하는 그룹의 50세 남자는 평균 33년을 더 살 수 있을 것으로 예측했다.

이외에도 탄수화물을 중간 정도 섭취한 그룹에서는 아래와 같은 결과가 나왔다.

  • 중간 그룹은 섭취 열량 중 탄수화물이 30% 또는 그 이하인 저탄수화물 그룹보다 평균 수명이 4년 길다.
  • 섭취 열량 중 탄수화물 비율이 30~40%로 낮은 그룹보다 중간 그룹의 평균 수명이 2.3년 길다.
  • 섭취 열량 중 탄수화물 비율이 65% 또는 그 이상인 고탄수화물 그룹보다 중간 그룹은 평균 수명이 1.1년 길다.

이 연구 결과는 20개국 이상에서 40여만명을 조사한 이전의 연구들과 유사하다.

식물성 지방과 단백질 섭취는 건강 수명을 늘린다.

다음으로 과학자들은 동물성 단백질과 지방이 풍부한 저탄수화물 식단과 식물성 단백질과 지방이 많이 함유된 식단을 비교했다.

결과, 탄수화물 대신에 쇠고기, 양고기, 돼지고기, 닭고기, 치즈를 많이 먹으면 사망 위험이 약간 상승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또한 야채와 견과류 같은 식물성 단백질과 지방으로 대체하면 사망 위험이 약간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연구를 주도한 미국 보스턴 브리검 여성병원(Brigham and Women’s Hospital) 심장 전문의 사라 시델만(Sara Seidelmann) 박사는 “단백질 또는 지방을 주로 섭취하는 저탄수화물 식단은 다이어트 수단으로 각광을 받고 있다”

“그러나 북미와 유럽에서 유행하는 동물성 저탄수화물 식단은 데이터 분석결과 수명 단축과 연관성이 있어 추천하지 않는다”

“저탄수화물 식단을 실천하려는 사람은 더 많은 식물성 지방과 단백질을 섭취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건강수명을 늘리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영양소 자체 보다는 동물성, 식물성 여부가 중요

논문의 저자는 탄수화물을 엄격히 제한하는 서구식 저탄수화물 식이요법 때문에 사람들이 야채, 과일, 곡물 섭취를 줄이고 우리 몸의 염증과 노화와 관련이 있는 동물성 단백질과 지방을 더 많이 섭취한다고 생각한다.

이번 프로젝트에 참여하지 않은 케임브리지대 MRC 역학팀의 니타(Nita Forouhi) 교수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이 연구의 중요한 메시지는 영양소 자체 보다는 동물성 또는 식물성 영양소 여부가 중요하다”

A really important message from this study is that it is not enough to focus on the nutrients, but whether they are derived from animal or plant sources

“탄수화물 섭취를 줄일 때 식물성 지방이나 단백질로 대체하면 우리 몸에 유익하지만, 육류와 같은 동물성 음식으로 대체하면 이점이 없다. 많은 저탄수화물 식이요법은 이러한 구분을 하지 않는다”

“When carbohydrate intake is reduced in the diet, there are benefits when this is replaced with plant-origin fat and protein food sources but not when replaced with animal-origin sources such as meats. Many low-carb diet regimes do not make this distinction, but it is important.”

물론 이 연구에는 한계는 있다.

현 단계에서의 관찰조사이기 때문에 탄수화물 섭취량에 따른 인과관계를 증명할 수는 없다.

다만 저탄수화물 식이요법은 동물성 지방과 육류를 더 많이 섭취하게 한다는 것이다.

또한 피험자의 식단은 조사시작 당시와 그로부터 6년 후에 측정한 것이기 때문에 이후 19년 동안 식습관이 바뀔 수 있다는 점을 저자도 인정하고 있다.

고 섬유질 섭취 (High fibre intake)

킹스 칼리지 런던(King’s College London)의 톰 샌더스(Tom Sanders) 영양학과 명예교수는 설문지 형태의 조사방식이 사람들이 자신이 섭취한 칼로리와 지방을 과소 평가하게 했다고 지적한다 .

“이 연구와 다른 미국 연구를 통해 설명 가능한 한가지는 과체중 및 비만인 사람의 사망 위험이 더 높다는 것이며, 그들은 육식 위주의 저탄수화물 식단 또는 저지방 고탄수화물 식단이라는 두가지 일반적인 식생활에 빠져있다”고 덧붙였다.

영국 공중보건국(Public Health England)의 수석 영양학자 앨리슨(Alison Tedstone) 박사는 “이것은 저탄수화물 식단이 장기적인 건강에 매우 나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증거”라고 말했다.

“과일과 채소를 포함하여 고 섬유질의 전분 탄수화물을 통해 우리 몸에 필요한 열량의 절반 정도를 얻어야 하며, 고지방 육류와 유제품의 섭취량은 줄여야 한다”

다음편에서는 랜싯(Lancet) 논문 발표 후 8월말 유럽심장학회에서 발표된 탄수화물 관련 논문을 소개한다.

고지방 저탄수화물 다이어트는 일시적으로! 지속하면 수명 단축

8월 중순 랜싯(Lancet) 논문 공개 후 월말에 유럽심장학회에서 발표된 탄수화물 관련 논문을 하나더 소개한다. 이 두가지 최신 논문의 결론은 육류 위주의 고지방 저탄수…